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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 영화 '마더' 리뷰

by ms-06s 2025. 4. 17.

목차

 

1. 고전영화로서의 마더

 

2. 스릴러로서의 마더

 

3. 반전으로 보는 마더

 

영화 '마더' 관련 사진 포스터


1. 고전영화로서의 마더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마더’는 단지 스릴러 장르에 속한 한 편의 영화로 기억되기엔 너무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메시지를 지닌다. 영화가 개봉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는 점에서, ‘마더’는 한국 영화사의 한 축을 차지하는 ‘고전영화’로 생각된다. 먼저, '마더'의 서사 구조는 매우 독창적이다. 대부분의 영화가 모성을 숭고하게 그리는 데 집중한다면, ‘마더’는 모성의 이면에 존재하는 광기와 집착, 불안정한 인간 본성을 전면으로 끌어낸다.

먼저, 주인공 어머니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범인을 추적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점점 도를 넘어 윤리의 경계를 넘나들고, 결국엔 상상할 수 없는 선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스토리라인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드물게 시도된 것으로, ‘마더’를 한층 더 보편적인 인간 본성을 다룬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다음으로, 배우의 캐스팅은 영화의 상징성을 배가시킨다. 김혜자는 한국 드라마에서 오랫동안 ‘국민 엄마’로 자리 잡아온 배우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대중의 선입견을 역이용하여, 김혜자를 통해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다. 그녀는 극 중에서 상식적인 판단보다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로 묘사되며, 이러한 설정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심리적인 충격을 유발한다. 이는 영화가 배우의 이미지와 연기를 통해 상징적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마더’는 시각적 연출과 미장센에 있어서도 고전적인 가치를 지닌다.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을 자연광으로 촬영하며, 시골 마을의 황량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는 보는 이에게 이질감보다는 현실감과 몰입감을 제공하며, 동시에 극 중 인물의 정서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영화의 도입부와 결말부에 등장하는 춤 장면은 극 전체의 감정선을 응축한 메타포로 기능하며, 감정의 해방, 무의식의 표출, 혹은 자기 위안과 같은 다층적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마더’는 음악의 사용, 편집의 리듬감, 장면 전환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연출을 보여준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이 영화는 시대를 초월한 의미를 지닌 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더’는 다시 보아도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그 안에서 항상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로서, 명실상부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2. 스릴러로서의 마더

‘마더’는 분명히 스릴러 장르에 속하지만, 기존의 스릴러 문법을 따르지 않고 철저히 해체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이끌어간다. 이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 해석 방식이며, ‘마더’는 이를 가장 정교하게 실현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인 스릴러가 사건 중심의 플롯과 빠른 전개, 명확한 선악 구도를 통해 관객에게 긴장감을 전달하는 것과 달리, ‘마더’는 심리 중심의 서사, 불편한 현실 묘사, 그리고 모호한 윤리적 구도를 통해 관객의 내면을 자극한다.

우선, 영화의 사건 전개는 전형적인 스릴러의 외형을 따른다. 한 여성이 자신의 아들이 살인 누명을 쓰자, 직접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은 익숙하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지나면서부터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감정 변화, 그녀의 판단, 그리고 그녀가 처한 사회적 현실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진실이 밝혀질수록 사건은 외면받고, 오히려 관객은 ‘어머니’라는 인물의 선택에 더 집중하게 된다. 또한, 영화는 일반적인 스릴러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들을 회피한다. 액션이나 추격, 숨 막히는 범인 추적 과정보다 인물의 일상적인 움직임, 숨소리, 고요함 속의 긴장감이 중심이 된다.

예컨대, 어머니가 약쟁이의 집에 몰래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내면의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된다. 봉준호 감독은 소리를 극도로 줄이거나, 고정된 카메라 앵글을 통해 공간 자체의 불안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런 연출은 관객이 일반적인 감각 대신, 인물의 심리 상태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마더’의 스릴러적 정체성은 바로 이 점에서 비롯된다. 단지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범인을 찾은 뒤 인물이 무엇을 선택하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어머니는 진태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진범을 찾아내지만, 그 다음 선택은 정의 실현이 아니라 진범을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는 것이다. 이 극적인 전환은 스릴러 장르의 통상적인 결말과 완전히 다른 지점을 지향한다. 관객은 이 장면에서 쾌감보다는 혼란을 느끼고, 스릴러라는 장르가 주는 전통적인 감정 구조를 벗어나 윤리적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이후 한국 영화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 ‘살인의 추억’ 등과 함께 ‘마더’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꼽히며, 장르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인물 중심의 심리적 접근과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서사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반복되었다. 결국 ‘마더’는 장르적 쾌감보다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함으로써,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정형화된 장르 문법을 파괴하면서도, 장르 본연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이 영화는 진정한 의미의 ‘심리 스릴러’로 정의할 수 있다.


3. 반전으로 보는 마더

무엇보다 ‘마더’의 가장 강력한 내러티브 장치는 바로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기대를 끊임없이 뒤흔들며 전개되었다. 그러나 이 반전은 단지 줄거리의 반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물의 성격, 도덕적 기준, 인간 관계에 대한 전복이 함께 일어나며, 영화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심리적 반전으로 구성된다. 어머니가 진태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여정을 따라가며, 그녀의 헌신과 사랑에 감정이입 하게 되었다. 그녀는 모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자연스럽게 그녀를 선한 인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녀의 과거, 아들과의 관계,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들이 드러나면서, 그녀의 ‘선함’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녀의 선택은 결코 모성이 아니라, 죄의식과 억눌린 감정,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가장 큰 반전 중 하나로 다가왔다. 이후, 진범이 밝혀지는 장면은 영화의 주요 반전 포인트다.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에서는 이 순간이 클라이맥스이자 결말로 이어진다. 하지만 ‘마더’는 이 반전 이후에도 서사를 계속 이어간다. 어머니는 진범을 직접 죽이고 증거를 없애며, 또 하나의 죄를 짓는다. 이때, 단순한 놀라움이 아닌, 깊은 혼란과 도덕적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덮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은 영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나의 마음속에 남게 되었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수많은 상징적 반전이 존재한다. 예컨대, 영화의 첫 장면에서 어머니가 들판에서 춤을 추는 모습은 처음엔 기이하고 설명되지 않는 장면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다시 보면 이 춤은 억눌린 감정의 해방, 무의식의 표출,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반전은 단지 줄거리의 장치가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장치로 기능한다. ‘마더’의 반전은 단순한 충격 이상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가, 사랑은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가, 진실을 아는 것이 항상 옳은가. 이러한 질문들은 ‘마더’를 단순한 범죄영화가 아닌, 인간 본성과 윤리, 심리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이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볼수록 새로운 반전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였다.

영화 '마더' 는 현재 Wavve, U+모바일tv, 애플tv, 넷플릭스, TVING, 쿠팡 플레이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영화 '마더' 주요 평점 

  • IMDb: ★ 7.8 / 10
  • Rotten Tomatoes: ★ 신선도 96%
  • Metacritic: ★ 79 / 100
  • 네이버 영화: ★ 8.79 / 10
  • 다음 영화: ★ 8.5 / 10
  • 왓챠피디아: ★ 4.1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