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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잔상, 음악으로 되살아나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리뷰

by ms-06s 2025. 4. 20.

목차

 

1. 추억 회상: 젊은 날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2. 실패와 회복: 좌절의 순간에도 끝까지 남는 것들

 

3. 인생반성: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관련 사진 포스터


1. 추억 회상: 젊은 날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영화를 본 이들로 하여금 청춘시절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주인공 "성호"를 중심으로 구성된 밴드는 고등학교 시절의 풋풋한 열정과 열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들이 무대에 오르며 내뿜는 열기와 꿈에 대한 확신은, 한때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던 우리 자신을 떠오르게 한다. 그 시절에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단지 오늘의 열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작은 무대라도, 그곳이 마치 전 세계를 향한 출발점처럼 느껴졌고, 마이크를 쥔 손에는 떨림 대신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영화는 그러한 과거의 시간들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오랜 친구들과 마주하며 과거의 밴드 활동과 그때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그들의 회상 장면을 보며 자신이 고등학생이던 시절, 혹은 스무 살 무렵 친구들과 어울려 어설프게 음악을 따라하던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청춘은 찬란한 만큼 어설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냥 순수하게만 느껴진다.

또한,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과거의 정서를 더욱 생생히 불러일으킨다. 80~90년대 대중음악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흔한 멜로디를 넘어, 시간의 기억이자 감정의 단편이다. 음악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순간, 첫사랑을 떠올리며 멍하니 듣던 라디오, 클럽 무대에 서서 느꼈던 환호와 떨림까지 모두 되살아난다. 이러한 음악적 장치는 보는 이들의 정서를 더욱 강하게 자극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주인공들이 머물렀던 와이키키 나이트클럽은 단지 밴드의 활동 무대가 아니라 그들의 청춘이 스며든 공간이다. 그곳에서 일어났던 갈등과 즐거움, 절망과 희망이 모두 담겨 있어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영화 속 공간 하나하나가 우리 기억 속의 장소들과 연결되며,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우리가 가졌던 무대, 우리가 서 있었던 거리, 우리가 함께했던 친구들의 웃음소리까지 다시금 들려오는 듯하다.

이처럼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각자의 기억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누군가에게는 실패한 꿈의 잔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미완의 이야기로 남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시절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특별한 장면 없이도 삶의 깊은 곳을 자극하고, 잊고 있던 감정을 건드린다. 이는 오직 진심 어린 회상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청춘이 지나고 난 후에 더욱 깊이 와 닿는다.


2. 실패와 회복: 좌절의 순간에도 끝까지 남는 것들

'와이키키 브라더스' 속 주인공들은 모두 크고 작은 실패를 겪는다. 특히 "성호"는 밴드의 리더이자 음악을 놓지 못하는 인물로, 과거의 꿈을 끝내 포기하지 못한 채 오늘을 살아간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땐 무대에서 빛나던 그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음악은 이상보다 생계를 위한 도구가 되었고, 동료들과의 갈등과 삶의 무게 속에서 점점 지쳐간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음악을 떠나지 않는다. 때로는 술에 의지하고, 무기력한 모습도 보이지만, 음악이 그에게 마지막 자존심이자 삶의 의미로 남아 있기에 그는 계속 무대에 선다.

"정석"이라는 인물은 실패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과거엔 기타리스트로 밴드의 중요한 멤버였지만, 지금은 술에 찌들어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이 씁쓸함을 느낀다. "정석"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방향을 잃었고, 그 과거의 영광을 곱씹으며 지금을 살아간다. 그는 자주 화를 내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 속엔 한때 진심으로 꿈을 꾸었던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의 실패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낸 구조적 실패이기도 하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냉정한 사실이 그를 통해 드러난다. 영화는 이런 인물들을 불쌍하거나 비참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에 주목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호"가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 "정석"이 친구들과 재회하며 한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는 장면 등은 실패로 점철된 인생 속에서도 희망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삶이 완벽하지 않아도 좋고, 꿈을 이루지 못해도 인생은 계속된다는 위로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영화를 보며 우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받는다.

우리 역시 꿈을 이루지 못했거나, 계획했던 길을 걷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말한다. 실패는 끝이 아니며,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시작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단지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회복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3. 인생반성: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서 묵직한 감정이 올라온다. 그것은 단지 옛 추억을 떠올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다.

"성호"가 고향에 돌아와 옛 친구들과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회상을 넘어, 인생에 대한 성찰이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그동안 지나쳐온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들 속에서 진짜로 중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묻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잊는다.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썼는지조차 희미해진다.

나조차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목표도 없이 떠밀리듯 살아가는 날이 많아진다. 영화는 그런 이들에게 작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너는 어디쯤 와 있는가?”라고. 그 질문은 때로 뼈아프지만, 피할 수 없다. 영화 속 인물들도 그 질문 앞에 당당하지 못하다. 그들은 실패했고, 상처받았으며, 때로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지난 시간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그 시절의 선택이 옳았는지, 혹은 잘못된 길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진심으로 살았느냐는 것이다. 인생은 정답이 없고, 누구나 실수하고 흔들리며 성장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그 흔들림조차 아름답다고 말한다. 삶이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의미 있고, 우리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

나 역시 영화를 보면서, 최근 뜻대로 안되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많은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완벽한 삶은 없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는 계기가 되는, 나에겐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영화가 되었다.

결국 영화는 묻는다. “지금 너는 괜찮은가?”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우리는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과거의 반성에서 끝나는 영화가 아니다. 현재의 우리를 깨우고, 미래의 방향을 비춰주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청춘이 지나간 이들에게 가장 진한 위로가 된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현재 Wavve, U+모바일tv, TVING에서 시청 가능하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주요 평점

  • 네이버 영화: ★★★★☆ (8.88 / 10)
  • 왓챠: ★★★★☆ (4.0 / 5.0)
  • IMDb: ★★★★☆ (7.0 / 10)
  • 씨네21 평론가 평점: 평균 8.5 / 10